증권가서 내다본 대우조선 인수전(장마감)
현대重.GS보다 포스코.한화에 긍정적
`자금부담.프리미엄↑' 전망에 주가 희비
대우조선해양[042660] 인수전이 현대중공업[009540]의 가세로 대우조선의 경영권 프리미엄은 올라가고 인수기업은 자금부담이 커져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 인수전을 바라보는 증권가 전문가들은 대체로 이렇게 전망하면서 현대중공업과 GS보다는 POSCO와 한화그룹에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들은 현대중공업이 그동안 대우조선을 인수하지 않겠다고 밝혀오다 갑자기 인수전에 가세한 데 대해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먼저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을 인수한다면 대우조선 지분 50% 인수비용 3조3천억원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최소 7천억원에서 최고 2조7천억원까지 지불해야 할 것이라며 인수에 성공하더라도 큰 부담을 떠안을 것으로 진단했다.
이런 점에서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을 실제 인수하려는 의도보다는 인수를 위한 실사참여를 통해 경쟁업체 내부사정을 파악하거나 경쟁업체인 POSCO에 압력을 넣어 향후 후판인수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관측도 있다.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을 인수하게 되면 국내 조선시장 점유율이 50%를 넘어설 뿐 아니라 세계 조선시장 점유율도 20%에 달해 독과점 논란을 일으킬 소지가 있고, 전세계 조선경기가 하락세를 걷는 상황에서 사업 포트폴리오가 적합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우리투자증권 송재학 애널리스트는 "현대중공업 그룹은 최근 CJ투자증권을 인수했고 앞으로 다른 인수.합병(M&A)도 준비하고 있어 대우조선 인수는 자금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여러 상황을 고려할 때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 인수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GS의 대우조선 인수도 자금조달 측면에서 부정적이라는 지적이 있다.
7월 이후 유가 하락과 미국 수요의 감소, 중국, 인도 등지에서의 증설 설비 가동과 맞물려 정제 스프레드가 하락세로 접어들었고, 주력 자회사인 GS칼텍스도 유가 하락으로 인한 역(逆) 재고 효과까지 겹쳐 영업이익이 전분기보다 30% 이상 급감할 것으로 예상돼 대우조선 인수 추진은 부담이라는 것.
하나대투증권 이정헌 애널리스트는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전제하지 않은 GS의 적정주가는 3만7천원이지만 인수를 전제한 적정주가는 2만7천원"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화의 대우조선 인수는 자금부담이 크지 않고 신사업 진출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화그룹 경우 자금조달 능력과 과도한 경영권 프리미엄 지급에 따른 순자산가치 훼손 우려가 여전히 높지만 계열사 상장을 통한 지분 매각과 부동산 유동화로 조달할 수 있는 자금이 최소 4조6천억원 이상이라는 점에서 자금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을 수 있다는 것이다.
POSCO는 현금자산이 풍부해 자금부담에서 비교적 자유롭고 대우조선을 인수하면 안정적인 철강 수요처를 확보해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전문가들의 이런 시각은 해당기업의 주가에도 반영되는 모습이다.
27일 증권시장에서 현대중공업[009540]은 전날 대우조선 인수에 참여키로 했다는 소식이 악재로 해석되며 2.87% 급락했으나 GS[078930]는 부정적인 평가 속에서도 0.34% 올랐다.
POSCO[005490](1.95%)와 한화[000880](4.19%)는 대우조선 인수가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다소 우세한 가운데 동반 상승했다.